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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전공의 사태, 얽힌 실타래 풀려면

행복한 0 8 04.08 23:37
의·정 갈등 해법에 대해 정부도, 의대 교수들도 정확히 맥을 짚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이번 의료 공백의 핵심 요인은 전공의의 사직이고, 대학병원에서만 발생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차 병원이나 개원의들은 집단행동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의사협회 간부들이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교사·방조하지 않았느냐를 두고 여러 차례 조사를 벌였음에도 기소조차 없는 것을 보면 누가 시켜서 한 일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 사태 발생 후 정부는 의대 교수 대표와 주요 병원장, 대학 총장들을 먼저 만났다. 이에 대해 류옥하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사직 인턴 비상대책위원장이 의대 교수들에게 중재를 위임한 적도 없고 근로시간 단축의 이해당사자라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점을 주목해야 한다. 정부는 전공의가 의사협회 간부와 이해관계가 같다는 획일적 시각으로 접근한 것은 아닌지, 협의의 번지수가 맞는 것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지난주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의 만남은 시기적으로 늦은 감은 있으나 지금부터라도 속도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로는 전공의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공의들은 노동의 대가, 즉 불공정성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긴 노동시간, 허드렛일에 박봉, 거기에 교수들의 갑질과 괴롭힘 등이다. 과거보다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크게 바뀌지 않았고, 도제식 수련이 이뤄져 신고조차 할 수 없는 구조적 현실에 MZ세대 의사들도 자포자기 상태다. 물론 미래의 수입마저 떨어진다면 지금의 고통을 참을 이유가 없다고는 하나, 의대 신입생보다 10년 정도 앞서 있기에 실현되지 않은 손해에 사직의 본질이 있다 하기는 어렵다.
최우선으로 전공의들이 받는 부당한 대우에 대한 해법이 필요하다. 전공의협의회의 정기적 실태조사에 정리돼 있는 항목들을 교수로 인한 것과 병원장으로 인한 것, 구조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구분해 접근하면 효과적일 것이다. 수련 과정 책임을 맡은 정부가 그동안의 부실 관리를 인정하고 사과부터 하자. 전공의 단체나 대표의 위상이 흔들리고 의·정 협의체 구성이 안 되는 만큼, 구체적 처우 개선책은 우선 의대 교수들과 병원장을 상대로 정부가 협의할 수 있다. 공론장에서 전공의들의 요구를 대변하고 의대 교수들 차원의 대책, 그리고 병원장의 개선안을 얻어내면 전공의들에게서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과정과 결과는 당연히 문서로 남기고 법제화까지 이뤄져야 한다.
복잡한 갈등 국면에서 일괄 타결·복귀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의대 정원 문제는 의·정 협의체 구성조차 난항이고 대학별 배정까지 끝났기에 당장 해결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방안을 내긴 힘들 것이다. 초긴급 현안인 전공의 복귀를 일부라도 시작하면, 의대생 휴학이나 유급, 수가 조정 등 다른 문제 해법도 나올 수 있지 않겠는가.
4·10 총선 국민의힘 부산 후보들은 4일 큰절을 하며 사전투표에서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범죄자와 싸우는데 왜 큰절하나라며 당당한 태도를 강조했지만 정작 후보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부산지역 후보들은 이날 부산시당 5층에서 연 사전투표 독려 기자회견에서 사전투표를 독려한 뒤 유권자들을 향해 큰절을 했다. 서병수(북갑)·조경태(사하을)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이헌승(부산진을) 공동선대위원장 및 조승환(중·영도), 이성권(사하갑), 김미애(해운대을), 백종헌(금정), 주진우(해운대갑), 정성국(부산진갑), 정연욱(수영), 곽규택(서·동), 정동만(기장), 박성훈(북을) 후보 등이 나란히 함께 큰절을 했다.
서병수 위원장은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국민을 위해 일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헌승 위원장도 내일 모레 사전투표에서 반드시 기호2번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말했다.
김수민 국민의힘 청주청원 후보도 지난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큰절 사진을 게시하며 진심을 가득 담아, 간절한 마음으로 큰절을 올린다며 청원의 미래를 위해 저 김수민과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
전북에서는 정운천 국민의힘 전주을 후보가 혈서까지 쓰며 결의를 다졌다. 그는 이날 오전 전북특별자치도청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전북 발전을 이뤄내겠다는 결연한 의지라고 밝히며 ‘오직 전북’이라고 혈서를 썼다. 주위에 있던 지지자들이 울음을 터뜨리자 정 후보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국민의힘 후보들이 큰절에 혈서까지 하고 나선 것은 해당 지역에서 판세가 쉽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SNS에서 한동훈 위원장을 겨냥해 사즉생의 각오로 마지막까지 읍소해라. 그게 사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 1일 부산 남구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큰절을 하자는 제안을 받았으나 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3일 충북 제천시 유세에서 여러분 누가 저한테 그러더라. 옛날에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한 것처럼 막판에 큰절하자고라며 범죄자와 싸우는데 왜 큰절을 하나 서서 죽어야지. 누구한테 큰절할 문제가 아니라 서서 죽는다는 각오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부산 유세에서 곧 국민의힘이 눈물 흘리고 길바닥 큰절하면서 눈물로 호소할 것이라며 혹여라도 동정심으로 연민으로 그들을 다시 선택하고 심판 포기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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